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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후기

제목

길을가면돼 펜션에

작성자
미린놈
작성일
202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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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47
내용
가족끼리 다녀왔습니다.




















<세븐즈>를 처음 기획할 당시 콘셉트는 힙합 아이돌이었다.

1집 역시 힙합적인 음악을 많이 가미했지만, 아이돌이 힙합을 하는 것을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에서는 꽤나 비웃었다.

어쩌면 기브 미 더 머니는 그런 아이돌의 편견을 깰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이번에 기브 미 더 머니 시즌 4가 열린다. 알지?”

“네에!”

<세븐즈> 멤버들은 일제히 크게 대답했다.

이미 멤버들끼리는 단톡방에서 기브 스타토토사이트 더 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나눈 상황이었다.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 참여하면 좋긴 하겠지만, 롤토토사이트 그룹 이미지도 있으니까, 두 명 정도 참가했으면 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이때, 민국이가 손을 들었다.

“대표님, 안 그래도 저희끼리 이야기했는데요. 저희도 우르르 다 나가는 것보다 저희 내부에서 나가고 싶은 사람들끼리 경쟁해서 정하는 게 좋을 거라고 얘기 나왔습니다.”

“그래, 그럼 우선 나가고 싶은 사람들 손 한번 들어보자.”

방무혁의 말에 세 명이 손을 들었다.

민국이와 정우 그리고 도형이었다.

방무혁은 민국이와 정우는 예상했었는데, 도형이는 의외였다. 보컬 멤버 중에서도 롤베팅 서정적인 파트를 담당하는 멤버였기 때문이다.

“도형이도 참가해보고 싶어?”

“실력은 안 되겠지만,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래, 이번 주 토요일에 연습실에서 세 사람 실력 좀 보자. 우리 내부 투표를 통해서 롤배팅 사람 두 명 정하는 것으로 하고. 알았지?”

“네에!!!”

*    *    *

나는 기브 미 더 머니 시즌 1~3까지 쭉 재생해서 봤다.

시즌 1~3은 주로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에 있던 래퍼들이나 아마추어 래퍼들이 많이 참여했다.

얼굴을 알리고 싶지만,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 나온 느낌이었다.

아이돌 참가자는 예선에는 있었지만 대부분 탈락했다. 중간 이상 올라간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

거기다 래퍼들의 가사에서는 종종 아이돌을 꼭두각시, 허수아비 스타베팅 놀리는 게 일이었다.

[민국이, 이대로 나갔다가는 멘탈 탈탈 털리겠는걸….]

민국이를 믿지만, 어쩌면 이대로 나갔다가는 정말 수모만 당하고 돌아올 수도 있었다.

거기다 민국이는 에미넘에게 랩을 배우기도 했고, 미국 연수 기간 동안 나름 힙합의 본고장에서 열심히 공부도 했다.

하지만 저들이 민국이의 노력을 알 수는 없었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달칵- 현관문이 열리면서 민국이가 들어왔다.

“형, 기브 미 더 머니 보고 있었네.”

“어. <세븐즈>에서 나갈 사람은 정했어?”

“이번 주 토요일에 우리끼리 내부 경선해서 두 명 추리기로 했어. 그 두 명이 기브 미 더 머니 신청하고.”

“두 명 중에 뽑힐 것 같아?”

“그러고는 싶은데… 정우 형은 넘사벽이라 내가 이기기는 힘들 것 같고… 도형이가 문제인데.”

도형이라면 한때 지희가 짝사랑했던 그 비주얼 멤버였다.

“도형인가 그 친구도 경선에 나가?”

“응. 도형이가 목소리가 낮고 매력적이거든. 랩 해도 잘할 거 같아….”

민국이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형아, 나 방에 들어가서 연습 좀 할게.”

“그래….”

민국이는 평소와 다르게 롤드컵토토 방으로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보는데 왠지 짠했다.

이때, ‘페이스 노트’ 알람이 떴다.

누구지?

‘페이스 노트’를 열어보니, 에미넘에게서 메시지가 와있었다. 롤토토 온 메시지였다.

- 성국, 나 이번에 서울에서 공연해. 서울 구경 좀 시켜줘.

짧고 강렬한 메시지.

역시 에미넘다웠다.

그런데 에미넘이 한국에 온다고?

왠지 민국이에게 행운이 찾아오는 느낌인데….

- 에미넘, 공연 언제예요?

- 내 페노는 보긴 하는 거야? 우리 친구잖아. 거기 공연 일정 나와있다구, 성국!

사람들은 ‘페이스 노트’를 줄여서 페노라고 불렀다.

나는 얼른 에미넘의 ‘페이스 노트’를 살폈다.

9월 첫째 주 주말에 이틀 동안 에미넘의 공연이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렸다.

- 에미넘, 시간 비워둘게요.

- 좋았어!

에미넘이 한국에 온다. 그것도 서울에!

물론 공연만 하고 돌아갈 수 있지만, 나와 함께 서울 투어를 할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 기회를 쉽게 흘려보낼 수 없었다.

더군다나 기브 미 더 머니에 스타토토 가는데!

- 에미넘, 민국이 기억하죠?

- 당연하지. 내 수제자잖아. 민국이가 데뷔한 그룹 <세븐즈>에 우리 딸이 요즘 푹 빠져있어.

역시 <세븐즈>의 반응은 해외에서 먼저 오기 시작했다.

- 민국이가 이번에 국내에서 하는 힙합 배틀에 나가거든요. 에미넘, 좀 도와줄 수 있어요?

- 성국!!! 나, 에미넘이야!

이 말의 의미는 뭘까?

감히 나한테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하는 이름도 모르는 힙합 배틀을 도와달라는 거야? 라고 화를 내는 걸까?

- 성국! 당연히 도와야지! 대신 우리 딸이 좋아하니까, 민국이랑 사진 찍어도 돼?

역시 에미넘의 딸 사랑은 여전했다.

[예전에는 나 좋아했었는데….]

나는 씁쓸함을 뒤로 하고 얼른 대답했다.

- 에미넘, 뭐든 가능하죠!

- 오케이! 성국, 서울에서 만나.

우리의 대화는 짧게 끝났다.

그리고 이제 민국이에게 동기부여를 줄 일만 남았다.

똑. 똑.

나는 민국이의 방문을 두드리고 문을 슬쩍 열었다.

막 헤드폰을 벗은 민국이가 나를 쳐다봤다.

“형, 왜?”

“민국아, 에미넘이 한국에 오거든.”

“응, 알아. 9월에 공연하잖아. 잠실주경기장에서.”

“그 공연 같이 가자. 이번 기브 미 더 머니에도 도움 될 거야.”

“그거 표 구하기 어려워서 포기했는데….”

[나, 전성국이야.]

하지만 아직 민국이에게는 기브 미 더 머니 경선이 남아있었다.

“에미넘 공연 보려면 기브 미 더 머니 예선 정도는 통과해야지.”

물론 예선 전에 <세븐즈> 내부 경선부터 통과해야 하지만!

“형, 걱정 마! 도형이는 내가 어떻게든 이기고 지원할게! 암튼 내가 최선을 다해볼 테니, 에미넘한테 기다리라고 해줘.”

“알았어, 연습 열심히 해.”

민국이는 아까와 달리 한껏 들떠서 연습을 시작했다.

[민국아, 연습만 열심히 해. 나머지는 홀덤사이트 다 알아서 할게!]

*    *    *

띵동.

나는 양손 무겁게 술과 치킨을 들고 전태국의 집 현관 벨을 눌렀다.

곧 전태국이 나왔다.

아직 채 슈트도 벗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 성국아… 이게 다 뭐야?”

“형, 아직 저녁 전이죠?”

“응, 방금 퇴근했어.”

사실은 전태국의 퇴근 시간을 박성희 비서 통해서 몰래 물어보고 온라인홀덤 것을 준비한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참이었다.

퇴근하는 길에 전태국이 오늘은 치킨이 먹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것도 전해 들었다.

“안 그래도 샘이랑 애덤 오면 치킨 시키려고 했는데….”

“두 사람 야근해서 늦을 거예요.”

“그래?”

“저랑 오늘은 치맥 해요.”

“성국아, 네가 웬일이야….”

전태국의 눈이 가늘어졌다.

“너… 무슨 부탁 있지?”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구나, 전태국.]

“형, 들어가서 이야기해요.”

나는 얼른 치킨을 전태국의 품에 안겼다.

*    *    *

전태국이 닭 다리를 든 채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민국이가 기브 미 더 머니에 나간다고? 민국이 이미 데뷔도 했는데, 그런 프로 나갈 필요 없는 거 아니야?”

“<세븐즈>가 완전히 터진 건 아니라서요. 거기 나가서 좀 더 인지도도 올리고, 자극도 받으려고요.”

“나도 그 프로 완전 즐겨 보는데….”

“형, 혹시 거기 피디 좀 알 수 있을까요?”

“치킨 주고, 거기 피디 알려달라는 거지?”

“이왕이면 만나는 자리도 만들어주면 좋고요.”

나는 솔직히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뭐, 작은아버지가 하는 방송국이니까. 자리 한번 만들라고 하지, 뭐.”

“고마워요, 형.”

“근데 너 원래 이런 스타일 아니잖아.”

전태국이 차가운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형,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금 그 피디 만나서 민국이 어디까지 올라가게 해달라고 청탁하려는 거 아니야?”

[전태국, 지금 나를 청탁이나 하는 질 낮은 인간으로 본 거야?]

나는 태연히 날개를 잡고 뜯었다. 그러곤 전태국을 차갑게 쳐다봤다.

“형, 제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전태국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근데 왜 만나려는 거야?”

“에미넘이 한국에 오거든요. 그때, 에미넘이 잠깐 방송에 나와도 좋을 것 같아서….”

“단지 그것 때문에 피디를 소개해달라는 거야?”

“네, 형.”

전태국의 미간이 구겨졌다.

전태국은 아마 내가 기브 미 더 머니 피디를 만나서 민국이를 어느 선까지 합격시켜달라고 제안할 것이라고 여긴 모양이었다.

[전태국, 난 네가 아니야. 민국이가 올라가는 건 백 프로 실력이여야지!]

하지만 실력으로 올라온 민국이와 <세븐즈>에게 조금의 선물은 필요할 것 같았다. 그게 바로 에미넘이었다.

나는 닭 날개를 마저 뜯으며 이야기했다.

“민국이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르지만, 래퍼들에게 에미넘은 우상이잖아요. 그런 사람이 방송에 나오면 다른 출연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어… 그래…. 내가 작은아버지한테 말할게.”

전태국은 여전히 멍한 얼굴로 대답했다.

각종 인맥으로 인생 편하게 살아온 전태국에게는 노력이 어쩌면 낯선 단어일지도 몰랐다.

*    *    *

이성균 피디는 머리를 긁적였다.

삼전 호텔 중식당도 오랜만이지만, 오늘 자리가 너무나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삼전 그룹의 후계자인 전태국 상무가 직접 연락했고, 더군다나 같이 나온다는 상대가 전성국이었다.

대한민국, 아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

세계적인 부자에다 잘생겼고, 나이도 자신보다 한참 아래였다.

그리고 짧지 않은 방송국 피디 경험상 이런 자리는 뻔했다.

바로 청탁 자리였다.

전성국 대표의 남동생은 <세븐즈>라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였다.

이번에 자신이 연출하게 된 기브 미 더 머니에 출연자이기도 했다.

아직 예선도 진행하기 전이기는 했지만, 오늘 그 멤버의 이름이 신청자 중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성균 피디는 초조하게 시계를 봤다.

긴장해서 30분이나 일찍 나온 탓에 아직 전성국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    *    *

“성국아, 내가 그냥 밥 한 끼 먹자고 말했지만, 아마 엄청 긴장하고 있을 거야.”

전태국은 삼전 호텔 로비를 지나면서 종알거렸다.

“형, 그러게 담당 피디에게 직접 전화는 왜 하셨어요?”

“네가 한 부탁인데, 내가 직접 나서야지. 나도 그 프로 팬이기도 하고….”

전태국 때문에 아마 담당 피디는 머리에 쥐 나게 긴장하고 있을 게 뻔했다. 거기다 나와 전태국이 같이 나간다니, 오늘은 무슨 제안을 해도 담당 피디는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일 것이었다.

나는 안내에 따라서 담당 피디가 기다리고 있는 룸으로 향했다.

문이 열리자, 긴장한 담당 피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안녕하세요. 이성균 피디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성국이라고 합니다.”

“전 전태국이고요.”

“두 분 다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이성균 피디는 목소리까지 떨렸다.

우리는 얼른 자리에 앉아서 요리를 주문했다.

전태국은 술까지 주문했다.

“긴장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술이나 한잔하면서 이야기하죠.”

“아, 네….”

이성균 피디는 연신 나와 전태국의 눈치를 봤다.

아무래도 본론을 먼저 꺼내는 게 이성균 피디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좋을 것 같았다.

“피디님, 제가 만났으면 한 이유 먼저 말씀드릴게요.”

“아, 네… 뭐든지 말씀하세요.”

“힙합 프로그램 하시는 분이니, 에미넘 아시죠?”

“에미넘… 당연히 알죠. 근데, 갑자기 에미넘은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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